경력단절 5년, 아무것도 안 한 내가 재취업 준비를 시작한 이유
다시 시작하는 사람의 현실적 이야기와 행동 전략
경력단절 여성,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나는 어느새 이력서에 공백 5년을 쓰게 되었다.
퇴사할 때만 해도 1~2년이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아이 키우고, 집안 챙기고,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은 점점 뒤로 밀려났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난 이제 뭘 할 수 있지?”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주변 친구들은 하나둘 재취업을 했고,
누구는 자격증을 땄고, 누구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누구는 카페나 쇼핑몰을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아니, 못 했다.
“지금 시작해도 될까?”라는 두려움이 나를 붙잡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아이 학교 상담을 갔다가 선생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어머님은 다시 일하실 계획 없으세요?”
그 말이 꽂혔다. 나도 모르게, 오랜만에 심장이 쿵 했다.
‘나도 다시 뭔가를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구나 싶었다.
그래서 아주 작게, 정말 작게 시작했다.
처음엔 블로그 하나 만들고, 하루에 글 하나 써보기.
그다음엔 교육기관에 전화 한 통 해보기.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5년을 부끄러워하기보다,
이제라도 뭔가를 해보는 내가 더 중요하다고 믿기로 했다.
‘공백이 길어졌다’는 죄책감 버리기
경력단절 여성 대부분이 느끼는 감정 1순위는 '죄책감'이다.
아이를 돌본 것도, 가족을 책임진 것도 분명한 ‘일’이었는데,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니 자꾸만 '나는 아무것도 안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공백은 실패가 아니고, 단절은 끝이 아니다.
이력서에 공백 5년을 적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더라도
그 기간 동안 쌓은 감정 관리 능력, 멀티태스킹, 가족 내 갈등 조율 등은
모두 업무에 적용 가능한 유능한 자질이다.
이제는 그것을 죄책감이 아니라 자신의 무형 자산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격증 하나, 글쓰기 하나부터 시작해도 충분하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국비 지원 교육을 알아보는 것도 좋고,
블로그에 하루 500자 글쓰기를 하는 것도 좋다.
심지어 지금 이 글을 읽는 것도 이미 첫걸음이다.
준비는 시작된 것이다.
특히 전산회계 2급, 컴퓨터활용능력 2급 같은 자격증은
단기간에 취득할 수 있고 취업 연결률도 높다.
요즘은 무료 강의도 많고, 새일센터를 통해 교육비 지원도 받을 수 있다.
혼자 하지 않고, 도움을 받으면서 준비하는 게 핵심이다.
3. 목표는 ‘재취업’보다 ‘움직이는 나’가 되기
‘재취업’을 목표로 삼으면 부담이 너무 크다.
“당장 어디에 취업해야 하지?” “나이 때문에 안 뽑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이 시작되면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게 된다.
그래서 목표를 바꿔야 한다.
‘나를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작은 목표’를 설정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오늘은 자격증 검색, 내일은 이력서 수정, 모레는 교육 신청 전화…
이렇게 매일 한 발씩만 떼다 보면
어느새 ‘준비된 사람’이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4. 나와 비슷한 사람의 이야기, 그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당신과 다르지 않다.
아무것도 안 했던 시간을 후회하고,
두려움에 잠 못 자던 날도 많았다.
하지만 비슷한 사람들의 경험을 읽고 나서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안도감을 얻었다.
그게 내게 큰 용기를 줬다.
그래서 오늘 이 글도, 당신에게 작은 용기 하나를 전하고 싶어서 쓴다.
지금 늦었다고 느끼는 그 시점이,
어쩌면 당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를 시작할 타이밍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안 했던 5년, 그 자체로도 의미 있습니다
5년 동안 쉰 게 잘못이 아니라,
그 5년 동안 삶의 다른 부분을 돌보며 버텨낸 당신이 잘한 것이다.
이제는 그 시간들을 ‘내가 이룬 일’로 인정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차분히 계획해도 늦지 않았다.
다시 일하지 않아도 괜찮고,
일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어도 괜찮고,
지금 무언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쳐가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충분히, 아주 잘하고 있는 것이다.